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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조식은 왜 지리산천왕봉을 사랑했을까?

남명은
지리산에 은거지를 마련하기위해
세 차례 유람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1561년 현 산청군 시천면 사리에
터를 잡고 나서, 이렇게 읊었다.

봄 산 어느 곳엔들
향기로운 풀이 없겠는가마는

천왕봉이 상제 있는 곳에
가까운 곳을 사랑하기 때문

맨손으로 왔으니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은하 같은 저 십리 물
아무리 마셔도 오히려 남으리

남명 조식은
지리산천왕봉을 사랑했던 것이다.

지리산 천왕봉

그가 지리산천왕봉을
사랑한 까닭은 무엇일까?

하늘과 맞닿은 천왕봉을 사랑해
덕산으로 이주한 속내는 무엇일까?

사람은 하늘을 우러르며
무한한 외경심을 갖고,
때론 훌쩍 날아
하늘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허공에 사다리를 놓아
하늘에 오를 수는 없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는 봉우리는
아무리 높아도
능선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면
그 정상에 도달할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

즉 현실적 목표로서
실제적 사고를 하게 한다.

남명이 천왕봉을 사랑해 이주했던 것은
곧 가시적인 천왕봉을 통해
天의 경지에 이르고자하는
天人合一을 말한 것이다.

「남명학의 학술문화공간. 최석기」 에서

초인간적인 天과의 일치에 이르러
인간적 완성을 감히 기대하기에는
나는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지리산천왕봉은 내가 더 부족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채워준다.

지리산 천왕봉 /박미정

내 발길 몰라 헤매는 시간
통천문(通天門)을 들어서며
한발 한발
신(神)이 옛날부터 있었던 언덕을 
내려앉히고
땅을 흔들어 깨웠다는
그를 만나러 간다

칼날을 삼킨 바람은 
발목을 베고
근원 없는 그림자만이 
두리번 두리번
짐승소리 같은 호흡마저 삼켜버리며
먼데서부터 몰아쳐와 
나를 희롱한다

생채기 된 마음일랑 
가지에 걸어두고
그림자의 흐느낌은 
바위에 버려두고
비탈도 산골짜기도 돌부리도 
그냥 밟으며
먼지처럼 겸손하게 
그를 만나러 간다

점점 밝아오는 햇살 아래 
펼쳐지는 향연
아! 솟아난 천왕봉에 
빛나는 숭고함이여

순수한 내면의 열정으로 
호흡하는 나무는
세석평전에
빛나던 봄을 기다리며 
고집을 버렸고
고산준봉에 여유를 부리며 
누워있는 바위는
삼신산(三神山)지붕 위 햇살에 
하얗게 빛을 낸다

내 마음 어느새
뜨거운 강물 흐르고
가슴 시린 슬픔은 
바람소리에 밀려가고
등걸을 타고 돌던 마음의 상념은
수려한 능선길따라
밑턱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천착(舛錯)은 떠나고
희망의 위로가 나를 감싸며
어머니의 젖을 먹고 
끈기있게 고집스레 일어나
살아있는 눈빛으로
한낮의 별을 보는 기쁨
고맙다 고맙다 
비로소 기적을 만났다

사람은 무엇으로 산에 오르는가?
산이 거기 있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

영국인 조지 리 맬러리의 대답은
산에 관한 명언으로 알려져 있다.

지리산천왕봉에서
이 단순한 명제가 품고 있는
무한의 언어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사진제공[조점선 자원활동가]

산청군SNS기자단 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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