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블로그

산청,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네.

저기 덕천강 가에 무성한 하얀 꽃이 매화요? 벚꽃이요?
그 말에 한 분이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으셨다.
“그렇죠. 저도 헷갈려요. 아직 벚꽃 필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할텐데, 무성하게 핀 것이 꼭 벚꽃같더라니까요?

꽃 구별법↓

해마다 봄이 오면 꽃들은 순번표를 뽑아들고 제가 나올 때를 기다리며 피었는데,
올 해는 한 낮의 햇살이 소나무 솔잎을 어디서 구했는지 따끔 따끔 등을 타고 찔러대는 통에 꽃들도 앞다투어 꽃망울을 터트린다.

벌써 먼산 울긋불긋 진달래가 보인다.
진달래하면 늘 생각나는 시인, 김소월

부모의 결혼 반대로 만주로 떠나는 연인 박영옥을 생각하며 지은 시가 「진달래꽃」.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

진달래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발끝에 스쳐간 시간 속에 내 뒤로 나 몰래 떠나간 이름 모르는 들꽃은 또 얼마나 피고 진 걸까?
내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미처 향기에 취하기도 전에,  이 밤 또 지고 있을 꽃들을 생각하며 별도 뒤척이다 잠이 드는 봄이다.

할미꽃↓

어제는 신청군 차황면 송경마을의 초입에  만개한 벚꽃을 차마 지나치지 못하고 홀린듯 끌려갔다.

넉을 잃고 감탄을 날리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데,  벌들의 역동적인 비행을 보며,
벌과 내가 마음이 들뜨다못해 현기증을 느끼고 있구나 싶었다.

이 봄, 꽃의 향연에 질세라 갯버들도 보송보송 앙증맞은 모습으로 나그네의 발목을 붙잡는다.
따사로운 봄햇살을 즐기며 강아지처럼 웅크리고 앉아 꾸벅꾸벅 졸고있는 듯한 버들은 얼마나 사랑스럽는가.

개나리가 노란별을 무수히 달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고, 나는 이 행복한 자연 안에서
가볍게 여겼던 것들과 이제
생을 흔드는 추억여행을 하고 있다.

저작권표시YES상업적이용NO컨텐츠변경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