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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와 함께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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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가 들썩이는 봄. 어디를 떠나도 좋은 요즘이다. 바람처럼 떠난 차는 메타세쿼이아 아래로 정자가 있는 장란마을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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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도깨비가 그려진 장란보 안내판 앞에 서자 ‘양천강에 보가 있는데 물살이 너무 빨라 번번이 홍수에 휩쓸려 가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운창 이시분 선생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보를 만들 자리를 가르쳐 주었다. 다음날 새벽에 운창 선생이 강에 나가보니 노인이 말한 그 자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 마치 줄을 그어놓은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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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표지를 세우고 공사를 하였으나 급류로 인해 보를 막을 일이 쉽지 않았는데 어느 날 밤에 도깨비들이 몰려와서 메밀 죽을 끓여달라고 하기에 마을 사람들이 집집이 메밀 죽을 끓여서 대접했다. 그랬더니 도깨비들이 달려들어 큰 바윗돌을 굴려다가 며칠 만에 100m가 넘는 보를 완성했다. 그러나 메밀 죽을 못 얻어먹은 도깨비가 돌 한 개를 빼어버려 늘 그곳에 탈이 났다고 하여 ‘도깨비보’라고 부르게 되었다’ 라는 전설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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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의자에 앉았다.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과 함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풍경이 다가온다. 흔들거리는 의자에서 캔커피 한 잔으로 야외 카페에 온 듯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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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란교를 따라 건넜다. 다리를 건너자 대둔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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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비석 옆에는 ‘집현산 등산 안내도’가 있고 빨간 화살표로 등산로를 가리킨다. 다리 끝에는 ‘비량이라는 승려가 선행을 쌓은 덕을 기리는 뜻에서 생겨났다’는 생비량유래비가 있다.

다시 다리를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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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란교 아래에 있는 징검다리로 건넜다. 그런 나를 왜가리는 관심 없다는 듯 무심하게 개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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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란보와 양천강 풍경을 감상한 뒤 본격적으로 벽화를 구경하러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마을 경로당 앞 봉황정(鳳凰亭)이 있다. 어서 오라는 듯 밝게 웃는 장난꾸러기 같은 도깨비의 안내를 받으며 장란 벽화마을에 발을 들였다. 장란보 도깨비 전설이 그림 되어 먼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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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한 고양이 ‘가필드’를 닮은 녀석을 따라 나도 슬며시 따라 두 팔을 하늘로 쭈욱 뻗었다. 양 볼에 가득 도토리를 채운 다람쥐가 보인다. 문간방을 열고 씨익 웃으며 낯선 나를 반기는 아이들. 서당에서는 공부가 한창이고 옆에는 봄을 맞아 입춘방을 쓰기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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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따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팽이 돌리는 아이들 옆에는 말뚝박기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마을은 온통 벽화다. 전통 혼례를 마친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치르는 방 문풍지를 손가락으로 뚫어 몰래 훔쳐보는 아낙 뒤에 나도 살며시 다가가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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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 매표소에 줄 선 사람들 사이로 대인 500원, 소인 300원의 요금표가 눈에 들어온다. 영화관을 지나자 황소와 함께 밭을 가는 농부 그림이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난다.

도깨비와 함께 마을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우리 곁에 다가선 봄을 본 하루다.

 

산청군SNS기자단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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