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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걸음 반복하는 하루가 힘겹다 투정하는 내게 말없이 위안을 안겨주는 평지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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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바삐 흘러간다. 잰걸음을 반복하는 하루가 문득 힘겹다.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은행나무를 찾으러 갔다. 산청군 신등면 소재지를 지나서도 승용차로 20여 분을 더 달려간 곳이 평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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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들어서는 입구에 ‘여기가 나무리(법물,법서마을)’이라는 선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평지리는 본래 단성군 범물면의 소재지였다. 나무리, 법물 또는 평지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산청군 신등면에 편입되어 현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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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너머로 합천과 경계를 이루는 부암산이 보인다. 작은 개울가에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서 있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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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을 건너 은행나무로 가는데 한옥 대문에 ‘행자문(杏子門)’이라 적혀 있다. 은행나무의 아들이란 뜻일까, 인기척이 없어 알아보지 못하고 다리를 건너 곧장 마을 회관 앞 은행나무 앞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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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기념물 제115호인 평지리 은행나무는 높이 18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 4.25m이고, 수관폭(樹冠幅)은 동서로 20.5m, 남북으로 15.4m 퍼져있다. 나무의 나이는 약 500년생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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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 따르면 “~이 은행나무는 원래 이 마을 앞산에서 자라고 있던 것인데 조선 초 두문동(杜門洞) 72현(賢) 중의 한 사람인 김후가 옮겨 심었다고 한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려 신하로서 충절을 지키며 살아가던 선생의 꿈에 한 신선이 나타나 하는 말이 “저 앞산에 있는 은행나무를 동리 안으로 옮겨 심으면 마음이 태평하고 후손이 번창할 것이다.”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한다. 꿈에서 깨어난 선생은 꿈의 계시대로 은행나무를 마을 앞 개울가에 옮겨 심었더니 과연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까닭으로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목으로 받들고 있다.” 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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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500년이 된 나무는 묵은 세월의 흔적을 지지대 3개를 지팡이 삼아 의지한다. 모든 것을 내어준 속은 시멘트로 속을 채웠다. 긴 세월을 이고서도 여전히 다정하게 말 거는 오래된 나무에게 살며시 손을 대었다. 눈을 감고 살포시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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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햇살 사이로 가을이면 노랗게 빛낼 싹이 꿈튼다. 아낌없는 주는 나무처럼 넉넉한 나무 아래에 앉아 캔커피를 마시며 주위 풍광을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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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이 아름다워 마을 고샅을 따라 걸었다. 고샅을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걸었다. 정겨운 정취가 있는 고즈넉한 옛 마을에서 잠시 잊었던 내 안의 풍경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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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잰 걸음을 반복하는 하루가 힘겨워진 내게 은행나무와 마을은 위안을 안겨준다.

 

산청군SNS기자단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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