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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속의 봄, 끝의 시작

올해는 유난히도 춥고 바람도 잦았다.
비는 기대하기 어려웠고 찬서리에 꼼꼼히 여민 마음은, 두껍게 얼어버린 강이 다시는 강물을 볼 수 없을 것처럼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01

하지만  한두 마리 새가 돌아오고 하얀 눈 사이로 노란 복수초가 퍼져 나갔다.
아주 천천히, 그러나 해냈다.

02

그러고 나서 그 여세를 몰아 내가 알아채기도 전에 도롱뇽은 잠에서 깨어났고 봄동은 고개를 내밀었다.

03

밤머리재를 넘어오는 길, 무단횡단하는 개구리들 때문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04

2월의 끝 무렵에는 단풍나무에 수액이 흐르기 시작했고 그 맛은 달고 깨끗했다.

05

어제 내린 단비 때문일까?
비가 들려 준 주문에, 어느새 강은 마술에서 풀려 제 곡조를 내며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꽁꽁 얼어있던 어제의 모습은 까맣게 잊어버린 것처럼.

 

봄의 입김 /박미정

기억의 먼 발치에서 손짓하는 시린 아픔이 꽁꽁 얼어 그렇게 살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당신은 내 마음 깊은 곳 얇게 흐르는 그 물줄기를 찾아와 이 겨울 무수히 뜨거운 입김을 불어 넣었습니다.

당신이 내속에 얼마나 들어왔다갔는지
당신이 내속에 얼마나 따뜻한 손길을 쓰다듬었는지

내 몸은 어느새 뜨거운 목소리에 익숙해졌고 내 귀는 당신의 봄 노래를 거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을 녹아내던 당신때문에
얼음 위에서 그르치던 희망들은 제 갈 길을 찾아 하염없이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얼음 창을 맴돌던 겨울 안개는 앉는 것을 포기한 채  어느새 아주 멀리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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