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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할 속 천연염색을 배우며 마음의 색깔을 들여다보다.

김영랑 시인의 시에는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메 단풍 들 것네.”
라는 구절이 있다.

시인 이상엽은 ‘이마의 주름살은 지난 날의 추억이 아름답게 채색’되어지는 것이라 읊었다.

그러고보면 물들이는 것은 우리에게 즐거운 상상을 준다.
사랑에 물들고, 추억에 물들고, 시절에 물드는…나는 천연염색으로 마음까지 물들일 요량으로 산청 석대마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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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걸이에 나란히 걸려있는 앞치마는 5번의 감물염색을 거친 뒤라 빛깔이 곱다.
우리는 수고로움을 덜기위해 이미 감물염색 과정이 끝난 원단으로 염색을 했다.
천연염색 중 흔치않게 회학섬유에도 염색이 가능한 것이 감물염색.
우리는 감물로 염색되어진 원단에 양파껍질, 개모시, 단풍염액 중 원하는 색으로 염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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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에 남아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위해 깨끗이 빨아서 말리는 정련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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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료를 추출해 놓은 단풍염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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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염액에 감물염색이 되어 있는 앞치마를 담그고 조물조물 주무르기를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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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모시염액은 인디핑크 색깔이 나온다고 했다. 인디핑크색을 그대로 살리려고 일부 손수건과 흰셔츠는 개모시염액에 천을 담그고 주무러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염색을 끝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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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핑크의 예쁜 손수건을 기대하며 열심히 조물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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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염이란 원단에 원하는 색깔을 내어주는 역할과 탈색을 막아주는 용도로 사용된다고 한다.

매염제인 백반과 철 그리고 석회수.
이전에는 녹쓴 못에 식초를 부어 철장액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렇게 철매염제가 판매 된다고 한다.
감물을 들여 말린 원단을 철매염제에 담그며 흑색류를 띄게 된다.
매염제인 석회수는 염색 전 날 석회를 물에 풀고 다음날 망으로 거른 후 윗물을 이용하여 매염하면 갈색류를 띈 옷감을 얻을 수 있다.
백반은 밟은 노란색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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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껍질에서 염액을 얻기위해 물을 붓고 20분이상 끓였다.
양파 중에서도 토종 양파껍질이 더 고운 빛깔을 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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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껍질염액에 감염염색이 된 원단을 넣고 충분히 주물러주어 원단에 색이 스며들게 하였다.
그 다음 앞치마를 꼭 짜서 남은 염액을 제거해 주었다.
그러고 난 후, 철매염제를 푼 물에 담구었다. 카키색 앞치마를 만들기위해.
이때, 노란색앞치마를 원하면 매염제로 백반을 사용한다.

손수건은 양파껍질염액에 담궈 충분히 주무른 다음 물기를 꼭 짠다.
미지근한 물에 백반을 넣은 다음 고르게 희석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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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매염제에 넣은 손수건은 원단에 있는 하얀꽃무늬와 어우러져 노란색이 더 화사하고 밟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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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모시에 물든 인디핑크의 손수건과 백반으로 마무리한 노란손수건 그리고 단풍물을 들인 주홍빛 앞치마와 철매염제로 마무리한 카키색 앞치마까지.
우리가 계획한 천연염색이 다~~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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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처 몰랐었다.
거의 모든 식물이 염료를 얻을 수 있는 고유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고보면 모든 식물이 그러하듯, 인간도 고유의 색깔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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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인생이란것은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나를 너무 감추어 나의 색깔을 잃어 버리는, mini me “작은 나” 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색깔을 탐색하는 과정이 인생행로 전체에서 이루어져야 할지 모른다.
실존주의의 주장처럼.
나를 찾아갈 때 우리는 법정의 말처럼,
“풍성하게 존재하는 인간”이 될 수 있으리라.

그렇지 않는다면,
우리는 매염제와 같은 외부의 자극이나 반응에 의해 쉽게 다양한 색깔로 물들게 될지 모른다.
예를들면 흥분하면 빨강으로 우울하면 보라나 블루로.
나의 심리적 색깔은 주변의 영향에 의해 얼마나 자주 변하는가?
나는 어떤 색깔의 소유자인가?

천연염색을 하면서,
내 마음의 원단에 다양한 색깔을 입혀보고 또한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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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기자단 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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