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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로 바위치기보다는 돌무덤을 택한 가락국 마지막 왕 넋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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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군 산청읍에서 경호강을 가로지른 다리 하나를 건너면 금서면이다. 금서면에서 동의보감촌으로 가는 길은 진분홍빛 꽃잔디가 길옆에서 반긴다. 동의보감촌을 지나 고개를 따라 내려가면 덕양전이 나온다. 음력 3월 16일(4월 12일) 가락국 마지막 왕인 제10대 양왕을 모신 덕양전에서 봄 제사를 올린다. 음력 3월 15일에는 김해 숭선전에서 시조왕, 숭안전에서 2대 도왕과 9대 숙왕까지 제례를 올린다. 음력 3월 17일에는 경주 숭무전에서 흥무대왕(김유신)께 봄 제사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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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국역사관 앞에는 고운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양옆으로 서서 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는다. 가락국역사관을 둘러 잠시 가락국에 관한 영상물을 둘러보고 안으로 들어가자 왕산숙(王山塾)에는 제관들이 업무 분담이 한창이다. 이날 초헌관에는 허기도 산청군수, 아헌관은 김재목 대순진리교 선감, 종헌관은 조온환 단성향교 전교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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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창봉 김태훈 산청문화원장을 따라 제관들이 나란히 줄을 서서 직사각형 돌담으로 두른 덕양전으로 향했다. 경건한 분위기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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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양전은 홍살문과 함께 직사각형의 돌담을 두르고 그 안에 영전각, 안향각, 추모재, 동재, 서재, 해산루 등 전통양식에 따른 건물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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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관들이 덕양전 좌우에 섰다. 먼저 집례자가 먼저 절을 올렸다. 집사를 따라 초헌관이 손을 씻고 제사상을 살펴본 뒤 원래의 자리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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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헌관이 다시 공경하게 앞으로 나와 향을 피웠다. 잔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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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제관을 비롯해 참례자들이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예를 경건하게 서 있다. 참가자 모두 4배를 올렸다. 초헌관과 아헌관, 종헌관 순서로 봉행과 헌작이 끝나고 음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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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던 역순서로 다시 문을 나간다. 제례의식은 30여 분 정도에 걸쳐 봉행되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50호인 덕양전은 해마다 음력 3월 16일과 9월 16일 춘추향례를 올린다.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에는 삭망향례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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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락 종친과 지역주민들이 모두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조상의 음덕을 기렸다. 도시락을 먹은 뒤 찬찬히 덕양전 주위를 둘렀다. 덕양전은 기록이다. 가락국 역사의 기록이다. 덕양전을 나와 근처 923m의 왕산은 북쪽 산기슭에 있는 ‘전(傳) 구형왕릉’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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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릉은 산기슭에 일곱 층으로 이뤄진 돌무덤(積石塚)이다. 네번째 층에는 네모난 구멍이 있는 데 감실이다. 왜 장렬하게 죽음으로 신라에 대항하지 못하고 532년 법흥왕에게 나라를 통째로 바치고 여기 이곳에 묻혔을까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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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명예 위해 달걀로 바위를 치기보다는 백성들을 위해 항복을 선택한 것은 아닌지. 그런데도 나라를 통째로 신라에 받친 죄스러움은 선조들이 묻힌 김해 왕릉 곁에 묻히지 못하고 여기 차가운 돌무덤을 택하게 했다.

제사에 담긴 후손들의 정성을 보았다. 우리 선조들의 옛이야기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과거를 만나고 현재 우리를 보고 이어갈 미래를 다짐한다.

sns기자단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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