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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산이 분홍빛으로 타오른 꽃 대궐로 떠난 봄나들이, 산청국제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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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봄은 한순간에 후다닥 지나간다. 느끼고 즐기려며 서둘러 발품을 팔아야 한다. 다행히 산청군 생초면 국제조각공원은 다시금 봄기운을 한가득 느낄 수 있다. 온전히 나를 위한 봄을 맞으러 4월 12일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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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거창으로 오가는 국도 3호선으로 차는 내달렸다. 산청에서 함양으로 가는 길목인 생초면으로 4차선 길에서 잠시 빠져나왔다. 생초면 소재지에 이르자 저만치에서 진분봉빛으로 꽃단장한 국제조각공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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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30일까지 ‘꽃잔디의 향연, 화려함으로 물들다’라는 슬로건으로 올해 처음 ‘생초국제조각공원 꽃잔디 축제’가 열린다. 오감만족 꽃잔디 관람, 꽃잔디 화분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지역 먹거리 장터 등 즐길 거리가 펼쳐진다고 하는데 축제에 앞서 꽃만 바라고 먼저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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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초국제조각공원은 가야 시대 고분군과 지난 1999년, 2003년, 2005년 산청국제현대조각심포지엄에 참여한 국내외 유명 조각가의 현대조각품 20여 점이 어우러진 특색 있는 문화예술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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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는 입구부터 온통 진분홍빛 꽃잔디가 양탄자처럼 깔렸다. 영화제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밟는 붉은 카펫이 전혀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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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위성전파 안테나로 보이기도 하는 < 산청03-천지인 STACCICL MAURO(이탈리아) 작> 작품이 마치 언덕 위에서 굴러 내려올 듯하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눈으로만 담을 수 없다.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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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열의 작품 < 인간의 길>은 높다란 대 위에 두 팔을 옆으로 벌렸다. 나도 두 팔을 벌려 꽃과 바람과 하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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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걸음이면 30분 이내에 공원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그러나 꽃들의 유혹에 걸음은 결코 빠를 수 없다. 공원은 2014년 산청군에서 ‘가야 시대로 떠나는 꽃잔디 여행’이라는 테마로 2만 5000㎡ 규모의 꽃잔디를 식재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봄에 화려한 자태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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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사이로 시원한 경호강 바람이 불어온다. 가야 시대 고분군 옆에 대리석 탁자와 의자에 앉았다. 확 틔인 풍광을 벗 삼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바로 지금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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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 같은 작은 꽃들이 총총히 매달린 조팝나무들이 한들거린다. “꽃은 잘고 둥그나 누른 빛이 아니라네/ 기장밥과 견주어 봐도 서로 다르네/ 이 꽃 이름 굶주린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마오/ 탐내어 숲 속에서 밥 냄새 찾으리니”라는 < 동국이상국집>에 실린 < 기장 밥꽃> 시 구절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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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사이를 지나자 꽃봉오리에 달린 모양이 마치 밥 태기(밥알)을 닮았다는 박태기나무들이 진한 보랏빛 향기가 실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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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는 산철쭉이 세상을 향한 축포를 쏘아 올릴 듯 봉긋 솟았다. 햇살을 받은 꽃 대궐의 화사함에 눈이 즐겁다. 은은한 춘향에 마음이 달곰해진다. 고즈넉한 공원에 봄 물감 풀어 놓았다. 온 산이 분홍빛으로 타오른다.

sns기자단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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