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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록의 산청

자연- 그 싱그러움에 동화되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원지)을 따라 흐르는 덕천강너머에 있는 엄혜산을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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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는 어떠한 인공적인 것도 스며들지않은 순수한 흙길로만 걸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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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춘몽 (一場春夢)이라더니 한바탕 벚꽃의 잔치는 꿈처럼 끝나고 자연은 연초록으로 계절이 건너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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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연초록의 생명 속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갈색의 마른 낙엽 .
생뚱맞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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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잘려 그루터기만 남아있는 곳에서도 새순은 돋고 질긴 생명은 다시 시작된다. 고운빛깔에 살짝 만져더니 여리고 부드러운 솜털이 느껴진다.
외유내강 (外柔內剛)을 품고 있는
이 자연에 감탄이 절로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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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모를 야생초 하나에도 조물주의 정성스런 손길을 느끼게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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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가지에도 넝쿨식물이 멋스럽게 치장을하니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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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앉지않은 바위는 나뭇잎으로 옷을 해입고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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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수채화 물감에 물을 듬뿍 머금게하고 붓 끝을 툭툭치면 세상은 온통 연초록으로 변할까.
즐거운 상상을하며 맑고 깨끗한 자연을 마음에 담아 보며 묵은 생각들은 밀어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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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망울을 터트리지않은 철없는 진달래가 사랑스럽다.
차마 사뿐히 즈려 밟고 갈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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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진달래’는 예이츠의 詩로 부터 기원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예이츠의 詩를 옮겨보면,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어서
그 꿈을 그대 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세요. 당신이 밟는 것이 내 꿈이니까요”

‘사뿐히 즈려 밟고…..’

가슴저린 그 말에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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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을 잊은 어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며 자연과의 동화됨을 종용한다.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더니 인간 세상에 있지만 인간세상이 아닌듯
잠시 번잡함을 잊고 뜻밖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계 안에 들어와 있는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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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인간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지만, 인간이 자연을 향해 끝없이 말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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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초록빛깔을
숨가쁘게 느끼게 될
여름을 맞이해야겠군요

찬란한 태양이
수없이 내리던 날
우리는 밤잠을 설치며
가슴 속까지 파고드는
열기에 밤새 떨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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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
치유와 위안을 만들어내고 있는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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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이 내 눈을 사로잡았던 것도 연초록의 배경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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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의 유명한 대사가 생각난다.

“언젠가 좀 더, 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된다면 만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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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용기.”
자연이 말없이 가르쳐 준 선물을 안고 나는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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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기자단 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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